2013_27/KOICA_Paraguay

한 해가 넘어간다

daydream187 2014. 11. 10. 23:01




11월이 되었다.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만을 남겨놓게 되는 11. 그 곳에 서있다.

 

다가올 새해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달력이 나온다. 새로운 다이어리가 나온다. 그러나 난 아직 올 한 해를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. 지금껏 여러 해를 보내 왔지만 아직도 시간의 흐름이 가지는 그 속도에 적응 하지 못했다. 그 녀석이 달리는 속도, 여전히 과속으로만 느껴진다. 천천히 가라고, 무엇이 그리 바쁘냐고 달래 보지만 굳이 가겠단다. 자기만의 속도로 그렇게 가겠단다. 그렇다고 난 이 곳에 서서 아직 이르다고, 가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지는 못하리라. 1이라는 숫자가 더해진 달력과 다이어리가 나온다. 나에게도 1이라는 숫자가 더해질 준비를 하라고 재촉한다. 정말 더해야 되니, 라고 묻지만 묵묵히 재촉할 뿐이다. 그렇게 한 해가 넘어간다. 새로운 달력을 준비한다.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, 제대로 시작이나 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28이라는 숫자에 1을 더할 준비를 한다.

 

11월이 되었다.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만을 남겨놓게 되는 11. 그 곳에 어색하게 서있다.